기차 객실
김종란
창 밖에 해 뉘엿뉘엿 지고
전등 빛 안 그림자 자란다 네가 읽는 책만
환하다 너의 턱 선과 손과 종아리만 환하다
잠시 기차 객실에서
네 마음 물방울 지며 빛난다
빛이 더 많이 떨어져 쌓이는 등받이
번잡함은 네 풍경에 들어가 스러진다
적요하다
기차는 노을을 품고 달린다
네가 책을 읽는 그림
기차 창 밖은 내가 사는 노을이다
너에게 편승한다
그림으로 남은 너에게 다가가 비춰 본다
뒤섞여 진 무리수와 유리수
기차를 그린 그는
넘치는 부분 치밀한 부분 담담하게
큰 붓으로 마무리 한다
© 김종란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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