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기차 객실 / 김종란

서 량 2022. 12. 28. 19:38

 

기차 객실

 

                           김종란

 

                                       

창 밖에 해 뉘엿뉘엿 지고

전등 빛 안 그림자 자란다 네가 읽는 책만

환하다 너의 턱 선과 손과 종아리만 환하다

잠시 기차 객실에서

네 마음 물방울 지며 빛난다

빛이 더 많이 떨어져 쌓이는 등받이

번잡함은 네 풍경에 들어가 스러진다

적요하다

 

기차는 노을을 품고 달린다

네가 책을 읽는 그림

기차 창 밖은 내가 사는 노을이다

너에게 편승한다

그림으로 남은 너에게 다가가 비춰 본다

뒤섞여 진 무리수와 유리수

 

기차를 그린 그는

넘치는 부분 치밀한 부분 담담하게

큰 붓으로 마무리 한다

 

© 김종란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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