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침향(沈香) / 김종란

서 량 2022. 12. 27. 20:26

 

침향(沈香)

 

                     김종란

 

 

어두워진 후의 시간

눈을 감고 향을 찾는다

어두움 속으로 떠날 배낭을 꾸린다

익숙한 향 기도서 사진첩을 뒤적인다

향로(香路)를 찾는다

오래된 마음이 울지 않게

꽃처럼 부드럽게 자라고 있는

생각나무 숲을 낮게 비행하며

여리게 반짝이는 가장 오래된 눈물을

바라본다 침향(沈香)

잃었던 길 숨을 멈춘다 날개를 퍼덕이면서

일탈한다

물기 머금은 뜻 잠시 내려놓아

심해어처럼 다가 가 순이 움트던

어둠도 향기로운 새로운 소식으로 묻는다

 

© 김종란 2012.02.05

'김종란의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 객실 / 김종란  (0) 2022.12.28
복사꽃 나무 그늘을 거닐며 / 김종란  (0) 2022.12.28
흰 눈 사이 / 김종란  (0) 2022.12.27
너의 끝 노래 / 김종란  (0) 2022.12.27
떠나는 소리 / 김종란  (0) 202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