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물레방아, 또는 머나먼 고향*

서 량 2012. 3. 14. 12:03

 

나훈아 목덜미에 바람이 얹힌다

초봄이었을 걸 물레방아에 물길이 부딪치며

우리 사랑이 갈갈이 찢어지던 초봄

나무거나 사람이거나 목청이 껄껄해지는

 

그리움은 기쁨이었다 한 없이 아픈 즐거움

 

둥구티키둥구티키베이스기타가 울려요

! 하며 트럼펫이 끼어드는 박자조차 가여워 

현악기는 물이야 설악산 계곡의 차가운 물

 

부드럽다 우리 눈시울이 금세

뜨거워지는 서로의 음성사랑하는

부모형제가 기다리는 고향의 음성을

둥구티키둥구티키베이스기타가 때린다

당신을 차츰 울리는 나훈아의 목젖을 

 

 

© 서 량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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