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치마 부풀어오르는 한 소절 안에서 두 번째와 네 번째 박자에 힘이 쑥쑥 들어가는 리듬일랑 원시림에서 벌목꾼이 나무 찍는 도끼 소리나 조금도 다름없다. 무슨 비유법이 그렇게 썰렁해요. 나무가 나무와 부딪힐 때 청정한 목탁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겠지. 뭐든 서로 충돌할 때 그렇게 고매한 음률이어야 한다고 눈치 없이 우기는 당신도 참 따분해요. 양자와 중성자가 원폭의 원리로 머리가 핑핑 돌게 핵반응인지를 일으킬 때도 4분의 4박자 리듬이 살아난다고? 하나만 물어 볼래요. 눈이 왕방울만한 집시 여자가 식탁에 덜렁 올라가 춤을 출라치면 응당 빙글빙글 돌아야 제격이지. 새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의장이 세 번 나무망치로 책상을 때렸습니다. 탕, 탕, 탕. 아무도 어깨나 팔 다리가 아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야.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전혀.
© 서 량 20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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