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퍼즐 한 조각 / 윤영지

서 량 2011. 10. 19. 05:58

 

퍼즐 한 조각

 

                    윤영지

 

 

사각 사각 소곤 소곤

조각들이 모여 손에 손을 잡고

이어나간다, 땅 따먹기

한 뼘 한 뼘 지경을 넓혀나가며

제법 그럴 듯 색이 어우러지고

보암직한 형상이 그려져간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퍼즐

떼굴 떼굴 떼떼굴

굴러나오는 귀퉁이 한 조각

어스름 내리자 쏜살같이 질주하고

초승달 미끄럼 타고

은하수에 풍덩 빠져

출렁이는 어둠의 물결 따라 신나는 파도 타기

설익은 햇살에 희미한 별빛 잦아들자

총총 걸음으로 사라지는

한 조각

완벽한 그림이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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