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빌딩 유리벽
윤영지
커다란 컨테이너 트럭이 버티고 선 위로
가지런히 펼쳐진 앞 건물 옥상 난간, 그 위에
떠 있는 서 너 점의 흰 구름
달팽이 흐느적거림으로 이 칸에서 저 칸으로 옮겨져 가고
그 위로 하얀 여객기가 매끄럽게 획을 긋는다
상쾌히 솟아오르는 작은 새
난간 위에 구름, 구름 위에 형광등, 형광등 위에 새 떼, 새 떼 위에 또 구름
간간이 들리는 운송트럭의 후진 경적 소리
통관 서류 들고 유리벽 건물을 드나드는 분주한 발길들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며 JFK공항 옆으로 옮겨놓은
시멘트 콘크리트 바닥의 자메이카
손수레에 옮겨져 바삐 실려지는 모래알만큼 많은 박스들이
자기들 고향말을 읊조리며 대륙을 넘나든다.
-- 통관회사들이 즐비한 뉴욕 자메이카에서
201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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