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지층의 반란 / 윤영지

서 량 2011. 8. 25. 11:55

 

지층의 반란

 

                        윤영지

 

 

어질어질 메슥메슥

팔월의 오후 2 25분이 기울어진다

붙박이 고정관념에 익숙한 우리

반듯한 고집이 뒤틀려진 땅 속의 반란

의혹의 거부반응 속에 TV 채널들은

일제히 지진 속보로 떠들썩하다

1 51분 버지니아에서 시작했다는 5.9 강도의 지진

자동차로 여섯 시간 거리의 진원지

삼십 여 분만에 뉴욕이 흔들거리고

보스턴까지도 파동쳤단다

10년 전 무너져내린 빌딩의 검은 연기

아직도 그을린 가슴들은 또 한 번 철렁했고

워싱턴에서도 맨해튼에서도

개미떼로 몰려나온 대피 행렬

흔들리는 지층과 거꾸로 일어서는 바다,

그리고 도돌이표로 물고 물리는 인간의 보복에

우리들은 한없이 작아만진다.

 

 

2011. 8. 23.

'김정기의 글동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송이 / 임의숙  (0) 2011.09.02
검은 바다 / 임의숙  (0) 2011.08.26
해탈 / 송 진  (0) 2011.08.09
자메이카 빌딩 유리벽 / 윤영지  (0) 2011.08.06
살살 다뤄 주면 좋겠어 / 조성자  (0) 201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