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노란 리본을 휘날리며 / 윤영지

서 량 2011. 5. 9. 08:32

노란 리본을 휘날리며

 

                  윤영지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남자의 갈빗뼈 하나를 빼어

여자를 만들었다지

그 여자의 심장 한 부분을 떼어

만들어낸 것이 자식 아닐까요

 

그 아이가 기쁨으로 설레일 때

어미의 심장은 벅차오르고

그 아이가 아픔으로 내려앉을 때

어미의 심장도 죄어들지요

 

다툼은 인간들의 자기 중심에서 시작되어

세상 곳곳에 참혹한 현장들을 만들어내고야 말았지요

먼 세상의 일인양

그저 주어진 이십대의 젊음을 만끽할 수도 있는데

그 아이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험난한 길을 선택해 씩씩히 걸어갔습니다

 

들썩거리는 어미의 어깨를 포근히 다독거리고

낯익은 미소를 띄우며 발걸음을 내딛었어요

그 아이의 속이라고 왜 떨리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어미에게 담대한 뒷모습을 보이며

기쁘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

저도 있는 힘 다해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요

 

평화로이 피어난 봄꽃들 사이로

노란 리본을 온 몸으로 세상 천지에 날리며

심장 고동이 펄떡이는 매 순간마다

뜨겁게, 뜨겁게 기도합니다.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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