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밀물**

서 량 2011. 4. 28. 19:59
 

흰색과 보라색이 교대로 시야를 어지럽혔다지 커다란 회오리 물살이 엇박자로 어우렁더우렁 춤을 춘다 굵직한 남성합창소리가 들렸어요 파도가 길 잃은 양떼처럼 엎치락뒤치락하는 광경을 저는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바다가 당신 거실로 밀치고 들어선 것을 결코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는 없어 꽹과리에 까강, 까강 가속도가 붙는다 몰라 정말 모르겠어 어느 순간 당신의 소망이 천정을 뚫고 후드득 날아갔다면서 아주 난처했어요 조심스레 회색 하늘을 세분하는 저 새들은 갈매기가 아니라 비둘기다! 하고 권위 있게 말해 보라 형형색색의 조갑지며 소라를 채집해야겠어요 만조가 위험수위까지 육박하는 장면을 몸매 늘씬한 남녀가 바람 부는 부두에 서서 눈을 가늘게 뜬 채 보고 있었다면서

 

© 서 량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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