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물
김정기
당신의 하늘에
남보라 잉크를 풀었다
허리춤이 살아나는 관능의 물이
호머*의 포도주가 되어 지중해를 채웠고
물가루가 그 멋에 분해되어 몸속으로 스며들 때
어려운 색깔이 숨죽이며 번져
당신은 한 방울, 유쾌한 뉴욕의 물.
몸속에 숨어있던 파인 구멍을 가볍게 덮어주는 달빛
온기를 잃지 말라고, 물의 씨를 말리지 말라고,
옥구슬이 되어 분만 되는 물방울은 여자에 엮이어
땅으로, 흙으로
스며든다. 스며든다.
*19세기 미국화가
© 김정기 201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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