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람입니다
전애자
당신과 나는 풋콩같은 눈으로
쳐다본 것 뿐이었는데
가슴에 묻어 놓은 흔적에
한 겹 한 겹 그리움이 쌓여
보고픔을 만듭니다.
그냥 바람입니다.
온길과 갈길이 다르기에
댕기지도 잡지도 못하고
흐르는 시간 속에
머뭇거리다 맙니다.
그냥 바람입니다.
소중히 간직하고 싶어
한줌 잡아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아쉬움이 맴돕니다.
그냥 바람입니다.
아주 가끔
세월에 찌든 옷을 벗어버리고
운명의 역류와 대결을 합니다.
그러나 그러나
목적지도 닿지 못하고
누더기를 걸치고 돌아섭니다.
그냥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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