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t
송 진
세상의 언어로 말하고
세상의 수치로 셈하고
세상의 조명 속을 떠돌다 다다른 곳.
범람하는 별들 속에
끝내 바래지 않을 하나를 찾아
징과 망치를 잡고 암벽 앞에 선다.
어둠을 뚫고 달을 깎는
쇠락한 육신이 울려내는 징 소리,
벼랑에 매달린 한낱 풀꽃이 파도를 넘보게 하고
핍진한 삶이 회귀하는 길목을 석등으로 밝히며
사월의 묵시를 시린 빛으로 갈라
내일의 하늘을 열어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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