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 계절
김정기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어두움의 겹겹에서
창백한 겨울이 떠나고 있다
봄이 오기 전 2월은 제5 계절이다
어떤 사람에게나 당도하는
창호지 물에 젖은 껍질들
탄력 없는 살갗이 매운 바람에 흐느적거린다
상 모서리 뽀얀 먼지 틈에 튕겨
떨어진 옛날 한 조각이 나팔을 분다
감추어진 부끄러움 하나 아직도
스며들어 품안에서 녹고 있다
독일에서 온 편지에
겨울을 견딘 제5 계절이 유럽의 축제란다
다음에 장미 주일,
퇴각하는 겨울의 마지막 비명이 들린다
이제 부활의 꽃들과 성처녀를 기다리는
햇살에 찔리며 날아가는 꽃잎들
우두커니 서서 바라본다 나도 날아오른다
진 남빛 나라를 향해
© 김정기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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