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비 내리는 추수감사절

서 량 2011. 1. 6. 11:00

 

나와

내 밖 사이에

당신이 있고

내가 간간 활짝 열어젖히는

저 커다란 창문이 있지

 

당신이 환한 빛다발로

저 눅눅한 창문을 뚫고 스며들어와

무지개처럼 곡선으로 누워

나를 희롱해도 좋아

 

실비 내리는 추수감사절에

온새미로* 벌거벗은

칠면조 살결, 그 소름 끼침이

날 식혀 줬으면 했지

비 개인 후 저 말끔한 창문 밖으로 던져져

빙글빙글 날아가는 종이비행기를

누군가 마우스로 딸깍, 클릭하는 순간에 말이지

 

*가르거나 쪼개지 아니한 생긴 그대로의 상태로

 

© 서 량 2010.11.27

-- 월간시집 <우리詩> 2011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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