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밖 사이에
당신이 있고
내가 간간 활짝 열어젖히는
저 커다란 창문이 있지
당신이 환한 빛다발로
저 눅눅한 창문을 뚫고 스며들어와
무지개처럼 곡선으로 누워
나를 희롱해도 좋아
실비 내리는 추수감사절에
온새미로* 벌거벗은
칠면조 살결, 그 소름 끼침이
날 식혀 줬으면 했지
비 개인 후 저 말끔한 창문 밖으로 던져져
빙글빙글 날아가는 종이비행기를
누군가 마우스로 딸깍, 클릭하는 순간에 말이지
*가르거나 쪼개지 아니한 생긴 그대로의 상태로
© 서 량 2010.11.27
-- 월간시집 <우리詩> 2011년 1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