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정적 / 김종란

서 량 2023. 1. 31. 18:59

 

정적

 

                                    김종란

 

맑고 파란 정적(靜寂) 물방울 소리 들린다

드러난 심장 정적은 숨쉬고 있다 정적은 쏟아진다

눈 내린다 어두운 숲 듬뿍듬뿍 지워 버리는 흰 페인트

눈 내리는 숲, 숲의 노루처럼 나의 근심이 지난다

총알 보다 빠르게 꿈인듯 뛰놀다 간다

소리 없는 거미집 빛이 일렁이며 놀다 간

반짝이는 그물, 가득 주름잡힌

마리아 테레사의 얼굴이 치마끝에 흰 페인트를 묻히며

캄캄한 골목에 접어든다

 

© 김종란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