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명령
조성자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과 살고 싶다
라~는~
남자의 바램을 몇 명의 상관 없는 여자들이
마구 뭇매를 치다가 이해가 간다는 쪽과
말도 안 된다는 쪽이 적당히 갈려 팽팽해지네
붙임성 있고 조신한 그의 여자는
돌아앉았을까 석불이 되었을까
관건은
구름의 심장을 훔쳐내
칸나의 마음을 도려내
가슴을 뛰게 하는 명약을 만들어야 한다네
이 지령을 내리는 자여
이 지령을 받은 자여
비만의 뒷덜미엔 대침을 놓아라
마비된 하반신엔 복분주를 부어라
느려진 맥박엔 바퀴를 달아라
난만한 처방전을 내놓는 이 방면 조예 꽤 깊은 여자들
훈수를 두다 돌아가고
루즈 잔뜩 묻은 찻잔이 혼잣말을 하네
누군가의 심장을 납치하려면
제 심장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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