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뱀 무늬 수박

서 량 2021. 8. 29. 22:38

 

버그적 단칼로 몸이 와스스 쪼개지면서 

살가운 체액을 하늘로 뿜어내는

풋풋한 힘

저 수박 속 숨은 힘을 보세요

 

생명은 무지합니다

연거푸 겉 다르고 속 다른 수작을 부리는 

푸른 풀섶 뱀 무늬 수박을 더듬어 보세요

 

단호한 칼질 제대로 한 번 하지 못하고

무지의 비린내 풀풀 풍기는 수박을

어루만지다시피 당신은 지금 울고 있구나

칼이 무서워 너무나 무섭다면서

눈을 질끈 감은 채 그다지도

 

© 서 량 2010.08.28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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