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은수저

서 량 2010. 6. 3. 19:32

 

은수저는 불량해

산소의 침투로 쉽사리

변색되는 은수저는

 

은 숟갈과 은 젓가락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뜻이 서로 달라

 

예배 끝난 교회의 적막 속에서 

혹은 강남 역 지하철 7번 출구 앞에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부산스럽게

 

생각들이 몸체 미끈한 바다생선처럼

펄펄 뛰며 살아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니까요

갓 삶아진 감자인 듯 얼토당토않게

뜨겁기만 한 생각들이

 

 

© 서 량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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