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겨울이여 안녕

서 량 2010. 4. 6. 19:22

 

겨울은

당신의 힘겨운 사랑만큼이나

떠날 때가 돼서야 끈적한 웃음을 흘렸다

 

겨울 동안 행복했다는 말은 거짓이었어요

 

추위에 약한 영혼끼리 똘똘 뭉쳐

차가운 상체를 부둥켜안고

회전목마처럼 어지럽게, 어지럽게

돌아가는 동안, 당신 사랑의 혈중농도가

위험수치 아래로 떨어졌다는 사연이겠지

 

희뿌연 환자복을 벗어 던진 후 겨울이

퇴원수속 창구 앞에서 어깨를 꾸부리고

설미지근한 미소를 지었다

수고하세요, 행복하세요, 하며

연신 건성으로 허리를 굽히면서

 

© 서 량 201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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