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초록색 비밀

서 량 2010. 7. 15. 06:46

 

활엽수가 눈을 반쯤 감고

목덜미 따가운 햇살 샤워를

황급히 하는 사이에

눈까풀 골 깊게 파인 청개구리 한 마리,

초점 흐린 시야에 안개가 서리네

멋 모르는 양서류(兩棲類), 계절의

변화에 무척 무딘

 

높은 산 능선 깊숙이

사철 마르지 않는 골짜기 물줄기

그 맑은 흐름 때문에, 차가움 때문에

편안한 초록색, 그 뜻을 알 수 없는

초록색서글픔을 감추면서

한 번쯤은 괜찮을 거야, 하며

첨벙, 빠진 후 헤어나지 못하는 이상한 축제, 

별똥별들 수선스럽게 쏘다니는 우리의

실상이 이것이 다라면

  

© 서 량 2010.05.01

-- 월간 「우리詩」2010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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