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불법체류

서 량 2009. 8. 1. 20:23

       

      불법체류자를
      함부로 다루지 못한다
      이 좁디 좁은 우주 공간을 누가 클레임 할 것인가
      크게 우습지도 않은 말을 하면서 양팔을 하늘 높이 뻗치며
      시공을 클레임 하는 당신이여

       

      이 협소한 스페이스를 삼국지의 조조처럼 순
      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상상에 사로잡힌
      내 가여운 영웅이여, 잡초도
      남미에서 온 불법체류자도 강인하기만 할 뿐 단지
      그건 아마 아주 튼튼한 면역성 같은 거에요
      당신이나 나나 한결같은 불법체류자에요
      이 좁디 좁은 생명의 공간에 뻔뻔스럽게도
      어둡고 비굴한 표정으로
      비비적대며
      비집고 들어온, 한결

      아름다운


      © 서 량 200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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