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3년 동안의 진실

서 량 2009. 8. 26. 20:30

 

3년을 눈빛이 변하지 않는 호랑이를 본 적이 없다는 말이지 양쪽 뺨에 전쟁터 아메리칸 인디언들처럼 굵은 줄무늬가 죽죽 박힌 찌푸린 얼굴일랑 간간 드문드문 보는 둥 마는 둥 해야 사랑도 새롭다는데야 당신이 펄펄 뛰며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지 나 오늘 3년 동안을 빛이 조금도 바래지 않았던 나비를 기억해 냈다 어릴 적 여름방학 숙제, 콩알만 한 눈을 반짝이며 살금살금 다가가 어망(漁網)보다 촘촘한 곤충 채집용 그물로 생포한 호랑나비, 중학교 입학 때까지 3년 동안 몸통을 안전핀으로 뚫어 박아 두었던 그 흉측한 박제의 호랑나비의 날개를 말이지


© 서 량 200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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