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꽃과의 대화

서 량 2009. 5. 8. 21:30

 

꽃이 밑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꽃이 더러운 흙으로 귀순하는 숙명을 

내게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정녕 아닐까

 

꽃에게 내가 묻는다

"꽃아너는 왜 그렇게 전신을 다 드러내고

땅으로 뚝뚝 떨어지는 흉한 모습을 내게 보여주느냐?" 

 

꽃이 대답한다

말 같지도 않은 말이지만

전혀 흡족한 반응이 아니지만

애틋한 꽃의 말을 나는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런 어려운 질문에 내가 대답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아예 나는 꽃으로 태어나지를 않았을 거예요!"

  

© 서 량 2009.05.08 ---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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