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agara River
Kay Ryan
As though
the river were
a floor, we position
our table and chairs
upon it, eat, and
have conversation.
As it moves along,
we notice -- as
calmly as though
dining room paintings
were being replaced —-
the changing scenes
along the shore. We
do know, we do
know this is the
Niagara River, but
it is hard to remember
what that means.
나이아가라 강
케이 라이언
마치도
강물이
마루바닥인 것처럼, 우리는
테이블과 의자를 그 위에 올려 놓고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고, 그리고
대화를 나눈다.
강물이 움직이면서,
우리는 알아차린다 -- 마치도
식당에 걸린 그림이
바뀌듯 그렇게
조용하게 --
강변 풍경이
변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정말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나이아가라 강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우리는 기억하기 어렵다
(필자 譯)
케이 라이언의 시는 단단하면서 짧고 해학적이다. 그녀는 쉽게 전달되는 평이한 어휘를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포착하여 삶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재능을 혹독하게 발휘한다.
그녀의 시는 대개 20행을 넘지 않으면서 한 행이 여섯 음절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가 시각적으로 결코 뚱뚱하지 않은 패션 모델처럼 날씬해 보인다. "한 줄에 단어가 세 개밖에 안 되면 말들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에 시인은 아무 것도 감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말의 모든 흠집이 보이기 마련이지요." 라고 그녀는 또박또박 발설한다.
미국의 16대(2008~2009년) 계관시인인 케이 라이언은 흔히 진부한 소재를 박력 있고 엉뚱하면서 재미있는 시각으로 빚어낸다. 그녀의 한가로운 시행(詩行)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동양적인 냄새가 난다. 그녀의 시어는 매우 경쾌한 내재율이나 소리의 엇박자 도입이나 같은 자음이 반복되는 두운법(頭韻法: alliteration)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이런 식으로 말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기법은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을 뺨칠 정도라고 많은 평론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라이언은 스스로를 'outsider (왕따?)'로 지칭하지만 The New Yorker; The Atlantic Monthly;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Poetry; Paris Review 같은 저명한 잡지에 꾸준히 시를 발표해 왔다. 그녀는 숱한 상을 받았다. 그 중 2004년에 모든 미국 시인들이 선망하는'Ruth Lilly Poetry Prize'에서 그녀에게 수여된 십만 불의 상금이 돋보이기도 한다. 'Guggenheim Foundation'이며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상도 세인의 시선을 끌었다. 그녀는 6개의 시집과 여러 수필집을 출간했는데 <Dragon Acts to Dragon Ends>, <Strangely Marked Metal>, <Flamingo Watching>, <Elephant Rocks>, <Say Uncle>, <Believe It or Not!>, <The Niagara River> 등이 있다.
라이언은 1945년에 칼리포니아의 샌 호세(San Jose)에서 태어났다. 칼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 같은 주의 켄트필드 대학 (College of Kentfield)에서 교직을 맡고 있는 레스비언이다. 그녀는 캐롤 어데어(Carol Adair)라는 역시 문학전공의 여교수와 지금껏 문자 그대로 30년을 동거동락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성적(性的) 정체를 숨겨 온 내력을 그녀는 환갑 나이 2005년에 출간한 최근 시집 <The Niagara River>의 '숨바꼭질'이라는 시에서 비로소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Hide and Seek
Kay Ryan
It's hard not
to jump out
instead of
waiting to be
found. It's
hard to be
alone so long
and then hear
someone come
around. It's
like some form
of skin’s developed
in the air
that, rather
than have torn,
you tear.
숨바꼭질
케이 라이넌
들키기를
기다리는 대신에
차라리
훌쩍 뛰어 나오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홀로
오래 있다가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는
기척이 들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은
공중에
어떤 형태의
살갗이 생기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 차라리
남이 찢어주기 보다는 스스로 찢는
살갗 같은 것입니다
(필자 譯)
그녀는 또 미국의 현대시에 압도적으로 창궐하는 'I(나)'라는 어휘를 극구 피하는 습관이 있다. "저는 끈적거리는 '나'라는 개념을 시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인격적인 냉담성을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라고 그녀는 밝힌다. 그녀의 아이콘이 된 <숨바꼭질>에서도 절대로 '나는 숨어 있(었)다' 같은 발언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얼마나 절박한 자신과 독자들의 개인적 사연을 살갗을 찢는 아픔으로 노출시켰는가.
그녀는 또 말한다. "시는 시인의 깊은 속내를 독자 속으로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그러함으로써 독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을 자기 내부에 받아들이고 끌어안습니다. 물론 독자가 어떤 시를 아무렇게나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 편의 시는 독자의 가장 깊숙한 폐부를 찌른다는 의미에서 가장 특별한 읽을거리랍니다. ('the most special kind of reading')"
포에트리 파운데인션(The Poetry Foundation)의 회장인 존 바(John Barr)는 라이언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독자는 그녀의 짧은 시를 읽다가 절반 쯤에 가서 농담 혹은 심오한 사상을 선택할 순간에 도달합니다. 그러다가 시의 끝 무렵에는 둘 다를 받아들입니다. 독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뜻밖의 결론을 내리며 사물에 대한 시각이 영원히 바뀌는 그런 깊은 안식을 얻는 것입니다"
요설적인 산문시가 범람하는 우리 시가 걷는 작금의 추세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한 편의 시에서 언어의 긴축재정 때문에 인색하고 치사스럽게 말 수를 아끼기 위하여 흘린 시인의 비린내 물씬한 비지땀 흔적에 대하여 수 년 전에 반감을 품은 적이 있었다. 시인(詩人)도 사람인 만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사람답게 수다를 떨어도 크게 나쁘지 않겠는가 했던 것이다. 그러나 라이언의 명료하고 정교한 시어들이 흔쾌하게 주는 깊은 감동을 어찌 피할 수 있으랴. 레스비언 여부를 불문하고 그녀의 시에 깊숙이 단아하게 숨어 있는 언어감각과 해학과 지혜를 흉내 내고 싶은 충동을 금치 못한다.
© 서 량 2009.04.25
-- <詩로 여는 세상> 2009년 여름호에 게재 (199-20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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