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이상한
꿈을 꾸다가 오줌이 마려워 벌떡
일어나서 속을 비웠다 속을 비운 후 사방을
둘러 보니 나는 캄캄한 벽 속에 갇혀 있네
내가 죄수였는지가 분명치가 않아
죄수면 어떻고 간수면 어때 편안한 감옥에서
평생 따스한 빛을 쪼아먹기는 마찬가지다
망망한 창공에서 세상을 관찰하는 새
눈매 하나 날카롭지 검푸른 물속 생선의 몸짓을 샅샅이
감식하는 저 새의 자유분방한 눈초리를 좀 봐봐
벽 속 거미줄에 매달린
낙엽처럼 푸석푸석한 거미 한 마리를 보았다
봄바람과 교감하는 잡초처럼 흔들리는 거미를
맛있게 잡아먹는 나는 한 마리 벽 속의 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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