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코스모스의 속셈

서 량 2008. 9. 4. 20:52

        알고 봤더니 코스모스가

        조각달과 오래 전부터 내통하고 있대나 봐

        코스모스는 또

        허름한 초등학교 운동장 변두리에

        쓰러질 듯 곧추서서

        창공에 펄럭이는 만국기들과

        슬쩍슬쩍 눈길을 섞다가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하는

        머나먼 어린이 합창단

        지도교사하고 끝내 내통했다나 봐

        코스모스는 게다가 한쪽 팔이 떨어져나간

        황금 들녘 허수아비와

        서로 마음 놓고 반말하는 사이래

        알고 봤더니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허리 아래까지 흔들면서

        한참 후에 들이닥칠 동장군하고도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래나 봐

         

        © 서 량 2008.09.04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9월에는 그림자가  (0) 2008.09.10
    |詩| 낙엽과 비행기  (0) 2008.09.06
    |詩| 8월 말 미루나무를 위한 윤도현 식의 랩(rap)  (0) 2008.08.31
    |詩| 리모콘 사랑  (0) 2008.08.22
    |詩| 기도하는 예언자**  (0) 200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