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봤더니 코스모스가
조각달과 오래 전부터 내통하고 있대나 봐
코스모스는 또
허름한 초등학교 운동장 변두리에
쓰러질 듯 곧추서서
창공에 펄럭이는 만국기들과
슬쩍슬쩍 눈길을 섞다가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하는
머나먼 어린이 합창단
지도교사하고 끝내 내통했다나 봐
코스모스는 게다가 한쪽 팔이 떨어져나간
황금 들녘 허수아비와
서로 마음 놓고 반말하는 사이래
알고 봤더니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허리 아래까지 흔들면서
한참 후에 들이닥칠 동장군하고도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래나 봐
© 서 량 200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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