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Viewing

서 량 2008. 6. 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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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일 형의 영전에서
부동자세에서 금방 벌떡 일어나 형이
반 쌍꺼풀 눈을 뜨고 좌우를 두리번거릴 것 같은데
멋진 상의를 걸치고 골프를 친 날 
저녁에 적포도주를 마신 상기한 얼굴로
넓은 무도회장의 보름달 모양으로 생긴 
테이블에 여럿 앉아 짭짤한 농담도 했을 법한 형이
가벼운 현기증이 왔을 것이다 
우리들 누구라도 예쁜 삶 한구석에 늘 숨어있는 현기증이
저 신선한 산소와 질소와 수소의 원자방정식이 
희색 양복에 비단 넥타이를 매고
시원한 시공을 훨훨 날아가는 동안 
우리들 누구라도 생존의 굳은살이 튼실하게 박히는
그런 부동자세에서 일순 몸을 뒤척이는 형을 대면할 때
© 서 량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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