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의 속박*

서 량 2008. 6. 12. 12:14

 

속박 당하는 자유와
자유에의 구속 사이에서 당신은 갈팡질팡한다
둘 중에 어느 것을 택할래 하며
윽박지르지를 말아야 해

 

뜨거운 속박은 즐겁다

 

번질거리는 아스팔트에도 떡갈나무 건조한 잎새에도
귀신 같은 요기가 돌고 있어
폭염, 때이른 폭염에 땀 흘리는
부푼 살갗, 우리는
詩의 횡포에서 벗어날 생각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해

 

이런 날씨에 詩의 냉장고 속에서

곱상하게 안착하고 있는 당신과 나
둘이서 굳이 그렇게 뻣뻣하고 싸늘한
그런 말도 안 되는 사랑을 하라는 법도 있다

 

© 서 량 200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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