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자율신경의 독백

서 량 2008. 6. 21. 05:11

      늙은 꽃이
      아기 꽃을 바라보는 눈이
      어떤 눈인가요
       
      실눈인가요 쌍까풀 곱고
      양순한 눈일지도 아니면
      아주 엄격한 눈매인가요

       

      우리가 다 먹이사슬의 노예가 되는
      운명이라니요 먹이사슬이 뭐야
      우리가 서로를 잡아먹는다는 사연이 뭐야
      우리는 왜 서로를 잡아먹어야 돼 대답해 봐

       

      혼자 잘때 무서워요
      이빨이 날카롭고 몸놀림이 난폭한 괴물이
      나를 뼈채로 아작아작 씹어먹는
      상상을 무서워 해요 소름이 끼쳐요

       

      밤이 깊어 갈수록 차츰씩 사그라드는
      현관 앞 꽃들의 등뼈가 애닯어요


      © 서 량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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