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안구건조증 논란

서 량 2008. 6. 11. 13:15

 

해와 달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뜰 앞 나무들과 더불어
바람을 자꾸 마시니까
몸통에 물기가 살살 증발한대
팔다리도 손톱도 대나무처럼
바삭바삭해진대
몇 백 년 전 전설의 동산
꽃뱀 기어 다니는 대나무 숲같이
눈물도 기쁨도 차츰차츰 말라 간대

그래서 당신과 나는
천수(天水)의 안약을 자주 넣어야 해
바람 부는 날 머리칼이 우수수 떨어지면
부분 가발을 쓰면 감쪽같아진대
걱정하지 마 당신이나 나나
천수(天水)의 안약을 매일매일 머리에 뿌리면
한두 달 지나 머리칼의 시력(視力)이
빨갛게 놀란 토끼 눈만큼 또랑또랑해진대

© 서 량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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