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꽃의 얼굴*

서 량 2008. 5. 19. 21:33


꽃 한송이가
사람 얼굴처럼 보일 수 있어
아냐 꽃 얼굴이 즉 사람 얼굴이야

 

꽃이 뭐길래 어떤 때는 밤새도록 꽃 생각만 나지

 

꽃은 내가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저 혼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때로는 독살스러운 표정으로 앙심을 품기도 한대
꽃의 속성을 파헤쳐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어
꽃의 마음 씀씀이가 神이 변덕을 부리는 거나 다름이
없어요 시도 때도 없이 저만 사랑해 달라 하지를 않나

 

꽃의 얼굴이나 神의 얼굴이나 그놈이 그놈이야

 

구름? 아, 저 여유작작한 구름 말입니까?
구름도 마찬가지지요 아주아주 허망하지요 꽃과 당신
또는 神의 마음보다 백배 더 허전한 지금 이 순간처럼

 

© 서 량 200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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