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알토 색소폰 느리게 흐느끼는 항구의 주점에서 중절모 깊이 눌러 쓴 탐정이 묻는다달리아라는 백인여자를 본 적이 있냐고
그날 밤 탐정은 달리아의 거처를 알고 있는허리 가늘고 다리 긴 여자와 정을 통한다탐정의 정액을 몸에 담은허리 가늘고 다리 긴 여자는 다음날무참하게 칼로 찔린 시체로 발견되고 탐정은 목격자의 증언대로 살인범으로 몰린다
경찰에게 24시간의 여유를 허용 받은 탐정은자기를 고용한 얼굴 잘생긴 고객을 의심한다얼굴 잘생긴 고객은 집 나간 아내 달리아를 사방팔방으로 찾아 내려는 시의원이다달리아는 바람둥이 남편의 정치생명을 파괴하는몇 장의 중요한 사진을 증거물로 갖고 있다요염한 몸매로 탐정을 유혹하는데 실패한 달리아는 탐정을 함정에 빠트려 시의원을 죽이도록 한다시의원은 달리기하는 모습으로 양탄자에 죽어 있고요염한 몸매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달리아의 봉긋한 앞가슴을 향하여 자기도 어깨에 총알이 박혀 피가 콸콸 흐르는 채탐정은 차가운 방아쇠를 당긴다
알토 색소폰 느리게 흐느끼는 항구의 주점에서두터운 안개가 담요처럼 가로등을 감싸는 밤달리아가 손에 쥐었던 몇 장의 사진이 흩어지는
© 서 량 2002.08.04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시집 소개: http://www.munsa.co.kr/GoodsDetail.asp?GoodsID=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