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월동준비

서 량 2007. 11. 24. 05:24


시커먼
구공탄 또는
조개탄 위에 내려앉자 마자
새하얀 눈이 금세 녹아 없어진다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나도 금세 녹아 없어지듯 11월에는

 

공기가 얼어붙어
우주가 얼어붙어 
사랑이 얼어붙어

 

봄이 올때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눈 앞에 눈발이 요술처럼 서성대는
미련을 등지고
고향을 등지고
지구가 냅다 멀어진다

뜨거운 겨울을 위하여

상큼한 겨울을 향하여

 

 

© 서 량 20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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