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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숫컷들의 경쟁의식

서 량 2007. 11. 4. 13:30

오늘 아침에도 빗소리인줄 알았는데 바람소리였어.

밖을 보니 낙엽이 비명을 지르면서 바람에 줄줄이 시달리며 낙하하고 있는 거야.

 

누가 선물로 준 한국영화 <타짜>라는 디비디를 봤지. 주인공이 노름꾼이었어.

'타짜'는 아마 직업적인 화투꾼을 뜻하나 그럴 거야.

평생 들어보지도 못 한 말인데, 내가 평생 들어보지 못한 말이 어디 한 둘이겠어.

 

경상도에서 최고의 명성을 날리는 화투꾼이 '짝귀'이고 전라도에서는 '아귀'인데

주인공 '고니'는 이들과 한 번 승부를 다투어 보고자 한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도 있어요.

 

자고로 사내들은 최고의 명성을 날리는 사계의 권위자와 꼭 그렇게 실력을 견주어서

자기가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거야. 사무라이놈들도 누가 소문난 칼잡이라 하면

기어이 한 번 만나 칼솜씨의 우열을 판가름해야지.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미아모도 무사시'와 '사사끼'가 서로 강변에서 맞서는 장면도 유명한 장면이라구.

 

얘기가 약간 초점이 다른 데로 튀기는 하지만

사슴이나 물개나 원숭이나 코끼리도 마찬가지야. 특히 물개 숫놈들이 발정기에

서로 물어 뜯고 싸워서 가장 공격적인 놈이 모든 암놈 물개들을 거느리고 장악하는 거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당신도 봐서 좀 알지 몰라요. 하여튼 동물이건 사람이건

숫놈들은 이렇게 서로 각축전을 벌려서 자기가 최고의 권력자가 되고 싶어한다는 거야.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요새 슬슬 미국에서도 여자 대통령이 나올 것 같은 낌새가 보이니

사실 암놈들도 마찬가지가 아닐지 몰라. 킥킥.

 

숫컷동물의 권력은 암놈들을 지배하는데 있고, 노름꾼이나 사무라이들의 권력은

명성을 떨치는데 있고, 히히히.. 현대인의 권력은 뭐지... 대통령이 돼서

무지몽매한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 하는 거? 노무현이나 조지 부시처럼..

 

잘 모르겠네. 숫컷들의 경쟁의식...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그 본능의 뿌리는 과연 어디에 자리잡고 있는지.

이거 바람 부는 날 <타짜>라는 한국영화 한 편 보구서 내가 논리의 비약이 좀 심했나.

 

그나저나 당신은 그 영화 봤어? 

 

 

© 서 량 2007.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