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주물럭거리다 지쳐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나야지 하다가 내쳐 잤지
세 시간쯤 지나 벌떡 일어나
목이 샌드페이퍼처럼 칼칼해서
물 마시고 의자에 앉아
꼼짝달싹하지 않는 벽을 노려본다
밤이면 밤마다 내 詩의 기분을 풀어주는 창 밖의 달
처음에 복숭아 빛이었다가 나중에 샛노란 국화 빛으로
詩 얼굴이 도깨비 얼굴 비슷하게 변하니까
달이 훌쩍 저만치 달아나네
얼마쯤 지났을까 달은 완전히 도망치고 없고
잇몸 시큼한 아침 해가
사각사각 창문을 긁고 있어요
후닥닥 놀라 한 번 더 깨어나는 詩
© 서 량 200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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