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할렘*

서 량 2007. 11. 9. 12:21

대낮에도 맨해튼 북부
할렘에 들어서면
어둡다

 

사람들이
집 앞 층계에 걸터앉아
하늘과 땅의 틈서리를 가늠질하는
할렘에 들어서면
나는 느슨해진다

 

할렘의 황혼을 상상하지 못한다

 

내 생명의 빛이 엷어질 즈음 당신이

와사비 냄새 흥건한 어느 일본 레스트랑에서
사시미라도 먹으면서 내 석양을 상상한다 한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 서 량 200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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