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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뱀 무늬 수박

버그적 단칼로 몸이 와스스 쪼개지면서 살가운 체액을 하늘로 뿜어내는 풋풋한 힘 저 수박 속 숨은 힘을 보세요 생명은 무지합니다 연거푸 겉 다르고 속 다른 수작을 부리는 푸른 풀섶 뱀 무늬 수박을 더듬어 보세요 단호한 칼질 제대로 한 번 하지 못하고 무지의 비린내 풀풀 풍기는 수박을 어루만지다시피 당신은 지금 울고 있구나 칼이 무서워 너무나 무섭다면서 눈을 질끈 감은 채 그다지도 © 서 량 2010.08.28 - 2021.08.11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670008 미주중앙일보 – 미주 최대 한인 뉴스 미디어 www.koreadaily.com

발표된 詩 2021.08.29

|詩| 겨울 사랑

내 겨울 사랑은 순전한 몸싸움이다 검푸른 구름들이 폭삭 주저앉아 엉엉 울다가 졸지에 얼음꽃으로 터지는 모양새다 내 겨울 사랑은 또 양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이제는 될 대로 되라! 하며 내뱉는 썰렁한 발언이다 나는 왜 입때껏 아랫배에 힘 한 번 꽉 주면서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 몰라 검푸른 구름들이 말끔히 사라질 때까지 순전히 몸싸움만 할 것이다 당신과 나는 © 서 량 2002.12.24 -- 2019년 겨울호

발표된 詩 200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