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3

미니 카 / 김종란

미니 카 김종란 두런두런 눈빛들을 싣고 엇갈려 지나는 장난감 미니 카 미소의 테이블은 넓다 밤은 깊어 가니 뜻 없는 미소들로 지운다 소리 지르지 않는 무게 어두움에 깊이 안긴 돌 울음 미니 카를 쥔 작은 손 손가락 마디마디 자라며 폭설이 내리고 네가 견딘 땀방울 방울 창문에 휘영청 빛이다 노란색 파란색 미니 카 장난감 집 풍경 © 김종란 2015.08.13

겨울나기 / 김정기

겨울나기 김정기 바람 소리 몸속으로 스며들어 찬물에 손을 씻고 밀봉된 연서를 뜯어보는 영하의 밤 우리는 흘러간 것들 때문에 밀려오는 것을 밀어 내며 불을 지핀다 얼지 않은 바다를 건너 참나무 장작 불꽃이 되어 타 오르는 그는 시인은 영웅을 닮아 운명과 대결하며 끝없이 싸우다가 결국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고 그럴 때 빛나고 아름답다고 이처럼 매혹적이고 장엄한 것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며 朔風도 영어로 불어오는 땅 아!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내가 사는 웨스트체스터를 달구고 있다 덩달아 나도 뜨거워져서 껴입은 옷을 벗어 휘영청 떠 있는 달 위에 걸며 겨울을 난다. © 김정기 201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