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7

|詩| 내 겨울詩는 음산하다

사람 없는 뉴저지 북부 해변에 지금 당장이라도 가 보면 알 수 있다 무작정 비상하는 생명들이 남기는 흔적 그 빛들이 즉각즉각 화석으로 보존되는 당신 의식 속 가장 내밀한 공간에 가 보면 발바닥에 밟히는 뿌리 깊은 모래알이 깔깔해요 귀청 따가운 겨울 파도의 아우성이 당신 앞머리를 들뜨게 하는 뉴저지 북부 해변을 걸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아무리 해신(海神)의 숨소리가 귓불을 덥히는 동안 황금사과를 내가 매장시킨 가을이었더라도 노란 금가루를 떨치며 날아가는 나비 한 마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 도저히 잡지 못할 거예요 내 알뜰한 상상 밖으로 총알보다 빠르게 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간, 뉴저지 북부 가장 은밀한 해변에 오늘이라도 차 몰고 가 보면 대뜸 알 수 있다 © 서 량 2009.01.26 www.korea..

발표된 詩 2024.01.30

|詩| 대천해수욕장

11살쯤 때 대천해수욕장, 당신이 등허리 따끔한 타이어 고무 튜브를 타고 둥실 두둥실 떠 내려 가는 거지 파도에 밀리고 밀려 유년기 평화에 씻겨 해변이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면서 당신의 의식도 점점 깊어지는 거지 生을 들여다보는 공포와 부모 친구 사랑 모두 차가운 물살에 휩쓸리는 여름 한복판 멀리 멀어진 해변과 당신의 몸부림을 가느다란 거미줄이 이어주는 현실과 꿈을 맨가슴으로 판가름하는 당신이 힘이 풀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지 11살쯤 때 대천해수욕장, 당신이 등허리 따끔한 해변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이 지금껏 둥실 두둥실 떠내려 가고 있는 거지 가면 갈 수록 더 깊어지는 검푸른 바다 속으로 © 서 량 1994.08.02 첫 번째 시집 (문학사상사, 2001)에서 수정 - 2021.07.30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