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데이트 데이트 울긋불긋2중주 green 병아리 yellow약속은 運指法 손가락 연습이다토끼털 스치는 입술이 아프도록늦었어요 늦지 않았어 전생 후생을 송두리째 망각하는 당신 詩作 노트:전생과 후생을 뛰어다니는 열살 짜리 Alice in Wonderland. 시간약속을 지키려는 토끼. ⓒ 서 량 2024.10.26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26
|詩| 햇살 햇살 비린내 나는 부둣가라니 무색 무취로 뛰는 남녀들 눈이 부셔 선글라스, 선글라스를 썼지만 뱃고동 소리 들리니 당신은 맨해튼 앞바다에 떠있는 공원 웃통을 벗고 뛰어가는 토끼, 새하얀 토끼, 말릴 수 없는 詩作 노트: 말도 안돼 공원이 물위에 떠 있다니 햇살이 전혀 따갑지 않네 생선 두 마리가 헤엄치는 57번 부두 ⓒ 서 량 2024.10.10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10
|詩| 안전거리 안전거리 다람쥐 한 마리 나무뿌리를 갉아먹는 중 나무는 거대하다 더 가까이 가면 당신은 쪼르르 도망갈 기색이다 새카만 눈동자 속에 무단 침입한다 그러지 말아요 희디 흰 토끼 한 마리 클로버를 한꺼번에 입에 넣는다 거대한 나무뿌리를 초록 파도 출렁이는 숲 속에 우뚝 선 등대뿌리를 야금야금 갉아 먹는 중 詩作 노트:New York Public Library 언저리에서 예쁜 다람쥐를 접근한 적이 있었다 좀 조심스럽게 © 서 량 2024.06.0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6.01
|詩| 흉내내기 흉내내기 토끼 거북이 여우 여우 늑대 또 늑대 쩔쩔매는 아이 주인공동물+어른=아이神+鬼神=아이나는 엄격한 호랑이어흥 어흥 어때 무섭지 그치아리랑 아리랑 아리 아리 아라리요 詩作 노트:매우 오래 전 뉴저지였나 뉴저지가 아닐 수도 있다 동화대회 심사 위원장이었는지 © 서 량 2024.04.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5
흰 토끼 이야기 / 김종란 흰 토끼 이야기 김종란 흰 토끼를 만났지 토끼를 품에 안고 들판을 걸었어 끝없는 여름 건너편으로 토끼를 놓아준다 나도 모르게 나는 한 마리 토끼, 세상이 온통 흰 구름으로 덮여 있네 토끼가 아닌 것이 없어 세상에 시계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 나무의 키가 자라는 속도를 기록한다 눈금을 새겨 놓으려 해 세심하게 흰 토끼 순간, 시간을 뛰어넘어 들판 밖으로 사라졌어 © 김종란 2021.07.01 김종란의 詩모음 2023.02.03
|詩| 핑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 원칙을 무시하는 태도였지만 청포도, 따끔한 불개미같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요 우주가 물속에서 아가미로 숨쉬는 거대한 잉어라는 생각을 했지 반짝이는 별들은 그 잉어가 힘주어 살포한 알의 포말이다 우주의 산란기에 앞뜰 돌멩이들이 살을 맞대고 접속 중 엉덩이 토실토실한 흰 토끼 하나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풀밭 그늘에 에너지, 나긋나긋한 에너지가 밀려오고 있네 하얀 이빨을 보이며 웃으면서 © 서 량 2007.08.23 - 2021.08.02 詩 2021.08.02
|컬럼| 183. 고양이와 개와 쥐 It rained cats and dogs last night! 정말 그랬다. 요란하게 싸우는 고양이와 개처럼 지난 밤에 비가 억수로 내렸다. 승용차 여섯 대가 이리저리 부딪혀서 사고가 난 고가도로를 차들이 엉금엉금 기었다. 더러는 샛길을 이용하러 했지만 교통이 막히기는 마찬가지였다. 출근이 이렇게 늦어진다는 건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다. 곤경에 빠졌다는 뜻으로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가 있다. 사람이 '악마와 짙은 청색의 바다'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섬뜩한 표현이다. 이런 걸 한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 하지만 나는 귀에 얼른 쏙 들어오는 '빼도 박도 못한다'는 순수한 우리말이 더 좋다. 그리고 그럴 때는 그냥 '쥐 죽은 듯' 가만이 있는 것이 상책이라는..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6.04
|컬럼| 122. 토끼와 거북이 동양인은 언행이 조신하고 근엄한 반면 서구인은 신중하지 못하고 가볍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것은 동양인들은 목에 힘을 주는 권위주의를 신봉하지만 양키들이 워낙 꾸밈이 없고 소탈한 편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엄숙함이 지나치면 따분해지고 사람이 너무 꾸밈이 없으면 경박해 보일지도 모른..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0.12.27
토끼들 / 황재광 십수년 만에 서울에서 내려온 양목사 막무가네로 바다로 가자고 한다 양떼를 돌보는 양목사가 가자는 데 나는 순한 어린 양이 되어 순순히 따라나선다 (독백: 큰일이다 목사와 바닷가를 가면 뭘하지 술도 못마시는 친구와) 메기 등처럼 검고 미끈한 체어맨 주등이를 주차장 넘어 아득한 바다를 향해 들.. 김정기의 글동네/게시, 담론 2009.12.18
|詩| 안구건조증 논란 해와 달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뜰 앞 나무들과 더불어 바람을 자꾸 마시니까 몸통에 물기가 살살 증발한대 팔다리도 손톱도 대나무처럼 바삭바삭해진대 몇 백 년 전 전설의 동산 꽃뱀 기어 다니는 대나무 숲같이 눈물도 기쁨도 차츰차츰 말라 간대 그래서 당신과 나는 천수(天水)의 .. 詩 2008.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