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28

|詩|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 찍찍 산새 소리지뢰를 덜컥 밟은 일등병 성미 더러운 운전병달각거리는 트랜스미션 소리 산길 오솔길을 들입다 달린 거다목적지 MASH 이동식육군외과병원위생병은 귀여운 바둑이나는 쉭쉭 바람 새는 클라리넷품에 안고 찍은 사진 한 장 詩作 노트:군대생활을 또 하라 하면 못한다허기사는 그러라는 사람도 없지만 © 서 량 2024.03.17

|詩| 목관악기

목관악기 화를 내며 박자를 지키는 아이들윤끼 나는 악기를 거머쥔 손성질 사나운 뺀드부 아이들클라리넷 넷 알토 색소폰 둘 테너 색소폰 하나숲을 향한 각도가 제각각 다르네때때로 엇박자를 내는 뺀드부 아이들너네들 다들 한통속이로구나   詩作 노트:아직 내 몸에 뺀드부 기질이 숨어있다 옛날 어른들이 딴따라 기질이라며 멸시하던 기질 © 서 량 2024.03.16

|詩| 베토벤의 무의식

-- 2003년 4월 10일 누이동생 서정선의 작곡 발표회에 참가하여 비엔나 Palais Palffy 베토벤홀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하면서 이마 주름살 깊이 박힌 완고한 생각을 읽는다 오선지 콩나물대가리가 꿈틀대는 밑으로 비엔나 팔피회관 베토벤홀 빨간 양탄자에 편안히 드러누운 베토벤 데스 마스크에서 숨어있는 것들은 끝까지 숨어있을 것이다 베토벤의 아픈 귀가 내 뇌신경을 건드린다 열정 소나타 3악장 첫 소절 꽈당! 무너지는 불협화음이 손목을 비틀면서, 손목을 비틀면서 조금씩 느려지는 리듬감각도 저 무시무시한 무의식에서 오는 것이다 내 열 손가락에 한사코 매달리는 클라리넷을 혼이 빠지도록 뒤흔드는 베토벤의 무의식에서 시작 노트: 19년 전 내 손가락은 지금보다 재빠르게 움직였다. 속도감이 주는 경쾌감을 과시했을..

202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