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 6

|詩| 온건파 칠면조

발목을 삐었어 토실한 닭다리 빛 솔개 날개 빛 활짝 펴 목이 뒤로 젖혀진 자목련 자세 서재 밖 뒤뜰 실개천 건너 하늘 건너 유유히 비상하는 칠면조 보잉 747 번쩍번쩍 빛나는 칠면조 얼굴 빛 시시각각 변하네 칠면조 짙푸른 날갯짓 어느덧 멈추려나 강경파 강경파 칠면조 드라이한 잔디를 활보한다 절름절름 왼발 오른발 소절을 가로지르는 이음줄 안단테 칸타빌레 느리게 노래하듯 부드럽게 응 응 맞아 맞아 우렁차게 노래하듯 소리치듯 시작 노트: 얼마 전부터 다리를 저는 칠면조 한 마리가가 간간 혼자서 풀밭을 걸어다니는 것을 본다. 열댓 명이 넘는 대가족과 동떨어져 혼자 행동한다. 절름거리며 풀밭을 거침없이 보행한다. 나는 그를 강경파라 부른다. 한 번은 그가 풀밭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솔개처럼 보잉 747..

2022.04.24

|詩| 칠면조, 개나리를 쪼아먹다

4월 바람 찬 바람 휘말리는 무지갯빛 당신 네모난 입이다 세모꼴 쐐기 모양 샛노란 잔디 북북 할퀴는 단단한 발톱 열 개 잔디 잔디의 강행 강행처리 뭉툭한 大氣 기하학 大氣 타원형 바람 쪼아 먹는 일곱가지 색 당신 불거지는 젖줄이다 4월 바람 찬 바람 속 흥건한 눈물 샛노란 피 무지갯빛 빛 빛 나리 나리 개나리 칠면 칠면 칠면조 한 몸 한 몸 나는 한 몸 시작 노트: 앞마당에서 칠면조 여럿이 개나리를 콕콕 쪼아먹는 광경을 보았다. 얼른 사진을 찍었지.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하는 동요가 들리는 듯! 구글 검색을 했더니 글쎄, 개나리 꽃을 샐러드에 넣어 먹을 수 있는데 맛이 좀 쓰대. 닭이나 칠면조나 발가락이 네 개인줄 알고 있지만 왠지 네 개가 아닌 다섯 개라고 우기고 싶은 생각이야. 이제 ..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