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아침 / 윤영지 살아있는 아침 윤영지 나무들도 거기 있었고 햇살도 분명 거기 있었건만 오늘 아침따라 유난히도 선명한 윤곽으로 빛이 난다. 자동차 유리창을 내리고 한껏 들이마시는 신선한 아침. 머리 속까지 시원해져오는 맑음, 그 얼마만인가. 그들은 그 자리 그대로 있었건만 바라보지 못하고 느..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3.06.13
새벽 보름달 / 윤영지 새벽 보름달 윤영지 어제 밤 보지 못한 보름달이 이른 새벽 회청색 하늘을 훤히 밝히고 있었어 어, 근데 왜 이렇게 반가운 걸까 그저 얼싸 끌어안고 울고 싶었지 머얼건 하늘 한 켠으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갈대밭에 외쳐대는 이발사가 집게손가락 구부리고 꼬드기며 한 눈 찡긋 입..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2.10.02
|詩| 옛날 도장 안개 낀 새벽 잠결, 아들놈 대학 졸업장이 벽에 걸려 있는 빈 방 모퉁이 책상 서랍 속 달걀 모양으로 찍히는 내 도장이 부스스 눈을 뜬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섬뜩하게 진한 주홍빛 도장밥 찌꺼기가 뺨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철부지 청년이 마냥 웃고 있네 여드름 자국 높은 해상도 환히.. 詩 201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