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아버지의 방패연에 대한 추억
아버지가 지금 내 아들 나이 정도였을 때 나는 철부지 초등학교 2학년이였다. 내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듯이 지금 내 아들이 또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 당신이 듣기에 구태의연한 말이지만, 내 아비와 나와 내 자식이 얼키고 설키는 것 같이 보이나? 아니지. 세 제너레이션의 서열이 분명한데 무슨 말씀 그런 말씀, 하면서 당신이 약간 눈을 치켜 떠도 나는 크게 할 말이 없는 걸.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멘델의 완두콩 부모관계 족보 그림처럼 위 아래가 분명해야 동물왕국에 대한 기본 질서가 서는 법이려니. 하여튼 그때 아버지가 대나무를 칼로 가늘게 깎아서 내 면전에서 방패연을 만드셨어. 어린 나이에 놀랐지. 아버지는 요술쟁이! 겁나는 능력을 가진 마술사! 전지전능한 내 아버지. 창호지에 달라붙은 까칠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