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7

|詩| 옛날 기차가 서있는 풍경

기차가 달린다 턱시도 컬러 숯검정이 아닌 기차는 보라색, 플러스 나풀대는 해바라기 꽃잎 기차가 와장창 골을 때리네 기차는 알록달록하다 진눈깨비를 맞으며 부동으로 서있는 기차를 나는 사랑할 수 없어 제발 그러지 마 플리즈 기차가 서있는 풍경의 배경음악이 문제가 될수 있지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멜로디는 따분해 저는 정말 그때만은 예외적으로 재즈 음률이 좋았습니다 무진장 기차가 시평(詩評) 받기를 거부한다 기차는 애오라지 기차일 뿐, 그런 기차가 기똥차게 달린다 격식이 없이, 격식이 없이 © 서 량 2011.03.02 - 2021.03.14

2021.03.14

|詩| 꽃단장

하늘이 먹구름을 덮는다 구름 건너편 세상 모퉁이가 보일까 말까 싶은 날 커다란 물고기가 깊은 당신 속에서 흐느적거립니다 커다란 물고기가 입 양쪽 가장자리에 긴 수염을 흔들며 두루두루 어둠을 탐색합니다 커다란 물고기는 거동은 향방이 뚜렷합니다 아까부터 진눈깨비가 오려나 했지요 진눈깨비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았어 세찬 바람이 고개를 드는 지축으로 진눈깨비가 휘몰아칩니다 꽃비, 꽃비가 쏟아집니다 휘날린다 하늘이 열리면서 구름 건너편이 보여요 화려해, 아주 화려해! 대지가 온화해지고 있어요 © 서 량 2021.02.25

2021.02.25

|詩| 겨울 냄새

아까부터 겨울이 부스럭거려요 벌거숭이 팔을 흔들며 창밖에서 떡갈나무들이 부르는 합창을 듣고 있어요 그러다가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 중간에 나오는 트럼펫 솔로가 따따따 울립니다 지금 진눈깨비가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추고 있잖아요 신바람나는 개다리춤, 내가 좋아하는 개다리춤, 그러다가 살려주세요, 하는 애원으로 이어집니다 아까부터 내 쪽으로 다가오는 은빛, 신선한 은빛 기류(氣流)를 맞이하고 있어요 나 지금 © 서 량 2021.01.02 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071542 [글마당] 겨울 냄새 아까부터 겨울이 부스럭거려요벌거숭이 팔을 흔들며 창밖에서떡갈나무들이 부르는 합창을 듣고 있어요그러다가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중간에 나오는 트럼펫 솔로가따따따 울립니다지금..

발표된 詩 2021.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