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겨울이 부스럭거려요
벌거숭이 팔을 흔들며 창밖에서
떡갈나무들이 부르는 합창을 듣고 있어요
그러다가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
중간에 나오는 트럼펫 솔로가
따따따 울립니다
지금 진눈깨비가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추고 있잖아요
신바람나는 개다리춤,
내가 좋아하는 개다리춤, 그러다가
살려주세요, 하는 애원으로 이어집니다
아까부터 내 쪽으로 다가오는 은빛,
신선한 은빛 기류(氣流)를
맞이하고 있어요 나 지금
© 서 량 20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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