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7

나비를 잡으려 한다 / 김종란

나비를 잡으려 한다 김종란 43 쪽 선박여행을 하며 피곤한 듯 의자에 깊숙이 앉아 바라보는 옛 시선에 마음이 가라앉는다 권태로워 하며 여행에 지친 눈 어깨 웅숭그리고 어둡고 서늘한 겨울 품 안 서성이다가 들추어보는 인도차이나의 녹색 대양 날개 잠시 접은 나비 둔중한 선박에 깃털보다 가벼웁게 내려앉는 백년 전의 항해 그의 마음 깊이 내려갈 수 있기를 그의 영혼이 울리는 종소리 들을 수 있기를 나비를 잡으려 한다 포충망에 걸린 나비와 자유로이 날아간 나비 선명한 문양으로 몽환적인 색감으로 그를 숲의 적막으로 불러드린 나비 융의 정신분석 사잇길과 혼돈의 세계를 아주 낮게 날으며 섬찟하게 달콤하게 무연하게 날아갔다 시간은 무작위적이었으나 © 김종란 2010.01.22

|컬럼| 303. 감정의 역동성

주말 아침에 한 정신과의사가 티비 뉴스 프로에서 우울증에 대하여 말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는 새로 개발된 약을 추천하면서 그 약이 우울증 외에도 불안증세가 있으면 그것 마저 곁들여서 잘 처리해준다고 언급한다. 그 순간 셰익스피어가 햄릿 입을 통해서 한 말,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이상스럽게 연상하면서 움찔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그 유명한 구절을 나는 그때 굳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고 직역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있다, 없다' 하는 흑백논리를 추구하는 그 유능해 뵈는 백인의사에게 거부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사람 마음이란 이를테면 한 여자가 임신이다, 아니다 할 때처럼 우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