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6

의자와 시계 고양이 / 김종란

의자와 시계 고양이 김종란 시간과 시간 사이에 놓여있다 흐름이란 다른 공간으로 사뿐히 뛰어넘는 것 깜빡 살아나는 빛을 감지한다 동공 깊숙이 세계와 나 고풍의 유리창은 예의 바르게 닦여 있다 침묵의 구름 노회(老獪)한 나무 곁 없는 듯이 머문다 소리를 너에게 건넨다 사람 가득 차 붉은 무리의 빛이 시야의 끝에서 잠시 흔들리듯 의자에 앉아 초침 소리를 바라본다 빛은 깜빡 진다 © 김종란 2009.09.09

|詩| 꿈꾸는 의자

균형, 순수와 평온으로 이루어지고, 육체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쉬게 하는 좋은 의자처럼, 마음을 달래고 진정시키는 그런 예술을 나는 꿈꾼다. --- 앙리 마티스(1869~1954) 등뼈가 앞으로 구부러진 자세 손바닥을 감싸는 옅은 바람 당신의 꿈은 꿈틀대는 애니메이션 크레파스 크레용의 부드러움 보름달 반쯤 가려진 한밤 짙푸른 넓은 잎사귀 숨소리 고요한 숲이다 앉은 자세로 자고 있어요 팔꿈치에 고개를 푹 파묻은 채 당신의 균형이 망가진다 *이무깃돌 입안에서 잠자는 미녀와의 대화가 빗물로 흘러내리는 *성문의 난간에 끼워서 빗물이 흘러내리도록 용이나 이무기 머리 모양의 돌로 된 홈 © 서 량 2022.08.28

2022.08.29

|詩| 창밖의 꽃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가 순전히 내 뜻대로 예쁘다 해도 괜찮은 꽃 서슴없이 태어나서 언뜻 보기에도 향기롭고 눈을 감고 있는 내내 활짝 개였다가 젖빛으로 뭉그러지는 구름 너머 날갯짓 가볍게 이내 사라지는 향기 한참 그득한 꽃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면 직사각형 위쪽 대부분이 하늘로 덮여 흔들리는 창문 밖 조그만 꽃 한 송이 © 서 량 2020.02.20

2020.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