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정 5

|詩| 나비넥타이

오 나는 빨간 나비넥타이 차가운 마우스피스에 키스하며 다시금 테너 색소폰을 치켜들며 메마른 리드를 매질하는 혀 오 나는 흐느끼는 날갯짓 vibrato 당신의 음정 떨림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열 손가락이며 詩作 노트: 긴 음을 색소폰으로 연주할 때 비브라토가 절로 들어간다 노래할 때도 음정이 길수록 그렇게 된다 노래의 특징이다 © 서 량 2024.02.13

카테고리 없음 2024.02.13

|詩| 악보 읽기

악보 읽기 흩어지는 음정을 두루두루 매만지는 음감이 참 좋아andante 서두르지 말아라 일체  cello violin 2 clarinets 부응 지잉 삑삑絃 소리 숨소리를 세차게 껴안은 채 初見에 몰두하거라 입을 꼭 다문 채 은근한 집중든든한 미련의  힘으로 詩作 노트:대학 1학년 때 아우, 오누이와 다섯이 가정 악단을 조직했다. 피아노 치는 여동생이 사진에 찍히지 않았네. 소리만 들린다. © 서 량 2024.02.10

회색 세상 / 김정기

회색 세상 김정기 가끔 물감은 펑펑 쓸어져 몸에 달라붙는다. 회색에 점령당한 채 세상의 색깔은 없어져 오히려 단아하다 청동색 파리 몇 마리 잡고 여름을 떠나보내며 그 색조가 지워지는 떨림을 듣고 새 계절의 만남이 저리고 저리다. 시간이 걷어 간 색채를 돌려받으려 손가락을 펴 회색 그림자를 모조리 지우고 여자는 날마다 새로운 무지개를 그린다. 일곱 가지 빛깔은 계속 회색에게 침범 당해도 털실로 모자 떠서 쓴 랩 가수의 음정처럼 계속 세상은 채색된다. 칠해도 칠해도 세상은 아직 회색 그래도 단풍에 뒤덮여 끝없이 달려갈 회색 세상 © 김정기 2013.08.29

|詩| 꿈, 생시, 혹은 손가락

쟤는 지금 자고 있어요 하는 어머니 목소리 들린다 나는 자고 있구나 어머니도 지금쯤 편안히 주무시고 계시려나 기타와 바이올린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어 하나는 작고 하나는 좀 큰가, 그게 다야? 기타인지 바이올린인지 음정을 규정하는 당신 왼쪽 가운데 손가락 끝이 떨린다 실물 크기 천연색 손가락이야 당신 손가락 네 개가 미친 듯 한가을 메뚜기 떼처럼 인간성 없는 컴퓨터 칩처럼 지직 지지직 바삐 움직이고 있네 나른하고도 약간 서글픈 장면이라 해야 좋을지 몰라요 © 서 량 2007.11.17

발표된 詩 2022.05.20

|詩| 반주 없이 부르는 노래

속이 훤히 들여다뵈는 노래 장단도 척처쿵 맞춰 주며 미리 다음 소절 첫 박자를 예고해 주는 그런 반주 전혀 없이 당신이 부르는 노래 음악이 옷을 다 벗어 던지고 까르르 지르는 비명 수많은 새들이 한꺼번에 후드득 날아가는 순간 키보드 화음이 울려와요 협화음의 사나운 몸 떨림이에요 예리한 음정 깊숙이 스며드는 공명 멀리 들리는 당신 웃음 소리 in G major 알레그로로 번지는 악구(樂句)*에서 간간 간교한 장식음이 튀어나와요 *곡의 주제가 비교적 완성되는 두 소절에서 네 소절 정도까지의 구분 © 서 량 2005.08.28 - 2021.05.31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439048 [글마당] 반주 없이 부르는 노래 속이 훤히 들여다뵈는 노래장단..

발표된 詩 202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