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4

|컬럼| 393. 유니콘의 사랑

딸이 한참 어릴 적에 ‘The Last Unicorn, 마지막 유니콘’이라는 만화영화를 함께 본 적이 있다. 마법의 축복으로 평온한 숲에 살던 유니콘은 어느 날 자기가 마지막 남은 유니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니콘들의 아름다움을 독점하기 위하여 해거드 왕이 붉은 황소(Red Bull)를 시켜 바다 속에 모든 유니콘들을 감금했기 때문이다. 해변 드높은 성에서 흰 물거품 파도에 휩쓸리는 그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사는 킹 해거드! 유니콘은 친구들을 찾아 나선 길에서 마술사 슈멘드릭(Schmendrick, 유대어의 분파 이디시말로 ‘바보’라는 뜻)을 만난다. 산적들에게 잡혔다가 탈출한 둘의 여행길에 두목의 아내, 몰리(Molly)가 합세한다. 일행은 레드 불의 공격을 받는다. 슈멘드릭은 유니콘을 보호하기..

|詩| 중간 박수

스토리 중간에 해피엔딩이 들어서지 못해요 -- 만화영화 '마지막 유니콘, The Last Unicorn' (1982) 해피엔딩은 미남미녀가 고초 끝에 뜻을 이루는 엔딩 -- A happy ending cannot come in the middle of the story -- 당신이 그리는 유니콘이 완성되기까지 빛의 굴곡은 대수롭지 않지 스토리 중간에 얼굴에 붕대를 감은 고흐 자화상을 마주할 수 있겠어? 저는 못해요 달도 보름달이 좋은데 나는 보름달을 보는 순간 박수를 친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보름달은 완벽해 달기운이 넘쳐흐르네 상대 없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래 독백은 싫어 밤하늘에 버려진 하현달이 제 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네요 박수 끝! 몸은 떠나도? © 서 량 2011.12.9 – 2021.07.08

2021.07.08

|詩| 유니콘 스토리

유니콘 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유니콘이 배를 땅에 대고 앉아있네요 시(市) 당국의 입주허가도 없이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둑한 중세기 유니콘 잠시 본척만척하더니 불시에 내게 덤벼드는 유니콘 뿔을 피하려다 오히려 다치셨어요 이리 오세요 유니콘은 인상파예요 유니콘은 야수파다 마음 든든히 먹고 목제 울타리 너머 산딸나무 산딸나무 덤불 건너 꿈길에서 뿔을 치켜 들고 솜구름 속으로 뛰어드는 유니콘 혼자서 나와 함께 시 당국의 입주허가도 없이 © 서 량 2021.06.12

2021.06.13